양주 청소년 진로지원을 위한 시민열린토론회
사단법인 한국청소년문화진흥협회 전국 총재 신동명
매년 9월~10월 이때쯤이면 많은 아이들이 자기소개서와 구술면접 때문에
나에게 의뢰를 온다.
독서토론논술통합교육학과 교수라는 위치가 자연스럽게 나를 찾게 했을 것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깜짝 깜짝 놀라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의외로
‘꿈이 없거나 헷갈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대치동을 중심으로 한 교육특구를 넘어서면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대한민국은 지금 ‘꿈이 없거나 헷갈리는’ 아이들로 넘쳐 나고 있는 것이다.
괴롭게도 내가 54년을 지켜온 경기북부는 이 심각성이
전국에서 제일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지역이다.
‘꿈이 없거나 헷갈리는’ 아이들은 자기소개서를 한 줄도 쓸 수 없다.
그러니 구술면접은 아예 시도도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꿈이 없거나 헷갈린다는 것은 삶의 방향성을 잃고 있거나 불확실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말이 다.
삶의 방향을 잃거나 헷갈리며 산다면 그 삶은 행복할까?
그것은 결국 본인이 주체적으로 무엇을 선택하고 자기주도적으로 살지 못 하고, 등 떠밀려 살아왔다는 것이니
결국 많은 학생들이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아온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일까?
이 문제의 접근을 하기 위해서는 꿈은 언제쯤 무엇에 의해서 생기는 것인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꿈은 초등3~4학년 때 쯤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이 태어나서 뛰고 걷고 말을 배우고 성장하면서
초등3~4학년이 되면 “엄마! 나는 ○○이 될 거야.” “아빠! ○○가 멋있어.” 등등의 표현으로 본인이 하고 싶은 직업에 대하여, 꿈에 대하여 표현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이러한 꿈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꿈은 느닷없이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생기는 것이 아니고
독서나 체험이라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러니까 간접체험이나 직접체험이 직업, 꿈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은
‘그럼, 나에게 자기소서쓰기 구술면접을 하러 온 학생들은 초등학생 때 독서나 체험을 안 하고 건너 뛴 학생들이란 말인가?’
단언하건데, 그렇지 않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초등3~4학년 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직업에 대하여, 본인에게 필꽂힌 꿈에 대하여 말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왜?
나를 찾아온 경기북부의 수많은 학생들 대부분은 꿈이 없거나 헷갈렸던 것일까?
그건 꿈을 찾은 아이들에게,
그 소중한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완성시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집에서 자신의 꿈을 인정받지 못 했을 것이며,
아이들은 학교에서 자신의 꿈을 보호받지 못 했을 것이며,
아이들은 지역에서 자신의 꿈을 키우기 위한 지원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경기북부 학생들의 대부분이 꿈이 없거나 헷갈리는 것은 이런 환경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집안의 부모님은 교육전문가가 아니고,
학교의 선생님은 늘 바쁘고,
지역은 관심이 없으니
우리 아이들의 꿈은
산산히 공중분해
될 수밖에~~
많은 지자체장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고,
교육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경기북부 지자체장들 또한 이 모습과 별반 다를까?
양주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 1134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
자신의 꿈과 연관한 활동을 지원 받고 싶다고 했고,
자신이 진학할 학과와 연관한 정보를 지원받고 싶다고 했다.
이 것이 과연 양주 학생들에게 국한 된 것일까?
그리고 지자체가 충분히 지원을 했다면 이런 불만이 쏟아질 수 있었을까?
양주청소년수련관에 동두천양주진로직업체험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는데,
의정부시청소년수련관에 의정부 진로직업체험센터가 운영되고 있다는데,
우리 아이들은 왜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 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걸까?
그건 이러한 시설에 책정된 금액을 확인하면 금방 드러날 수 있다.
양주 2천 2백만원, 의정부 2천 4백만원....
그것도 교육부 특별교부금이 전부이며,
지자체는 단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다.
군산은 경기북부의 여러 시(市)들보다 나을 일이 없는데,
교육부 특별교부금은 일체 받지 않고 순수하게
지역 교육청 4천만 원, 지자체 5천만 원을 책정하여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경기북부의 진로지원을 위한 지자체장들의 의지를 우리 학생들과 시민들은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학생 1명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런 말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시설은 개관해 놓고 손 놓을 수밖에 없는 지자체 지원체계로는 불가능하다.
아이들의 꿈은
초등학교의 꿈찾기 과정, 중학교의 꿈키우기 과정, 고등학교의 꿈완성하기 과정을 거칠 때 완성된다.
즉, 장기적 플랜과 체계적 프로그램의 운영, 지자체의 적극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꿈은 모든 아이가 가지고 있다.
이 꿈이 사라지거나 헷갈리게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손해요.
양주를 포함하는 경기북부의 큰 손실이다.
이제 지자체들이 나서야 할 때이다.
아니 지자체장들이 교육에 대한 의지를 바로 세워 실천할 때이다.
2018년 내년 대입을 위해 자소서와 구술면접 때문에 도움을 받으러 오는
경기북부의 학생들을 만날 때,
꿈이 사라졌거나, 꿈이 헷갈리는 학생들이 아니라
뚜렷한 꿈을 가진, 뚜렷한 직업관을 가진 학생들을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