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명교수의 토론수업레시피

내꿈구술면접봉사단 출범의 이론적 배경

대달 2014. 4. 29. 19:18

‘구술면접’ 사교육비 광풍을 막으려면 시민과 정치인이 앞장서야 한다.

 

 

-‘내꿈구술면접봉사단’ 출범에 즈음하여...

 

 

 

이철웅 전 포천교육장

현 내꿈구술면접봉사단 의정부 상임고문

현 사단법인 한국인간관계연구소 대표

 

 

2014년 대학수능 이과에서 유일하게 만점을 받은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전국 일등인 셈이죠. 그 친구는 우리가 예상한 대로 서울대 의대에 시험을 봤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예상한 대로라면 그 친구는 지금쯤 서울대 의대를 다녀야만 합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우리의 예상을 뒤엎고 서울대 의대를 다니고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서울대 의대에 도전하였으나 고배를 마셨기 때문입니다. 고배를 마셔야만 했던 이유는 구술면접이라는 시험제도 때문이었습니다. 본인은 모든 것을 수긍하고 나보다 더 뛰어난 학생들이 있었음을 인정하는 솔직한 심경의 글을 SNS에 올림으로써 포근하고 아름답게 마무리 지어졌지만, 이 사건은 다음 해에 대입을 치러야하는 학생을 둔 학부모들에게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우리 아이를 괴롭힐 수 있는 고통의 입시형태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수능 만점을 받고도 본인이 가고자 하는 대학과 학과를 갈 수 없는 세상!

구술면접 때문에 가고자 하는 학교를 가지 못 하는 세상!

참 이상하지요? 학력고사 시절, 저희가 대학 갈 때를 생각하면 이해가 안 되는 이야기일 겁니다.

학력고사 점수로 줄을 세워서 전국 1등부터 몇 등까지 어디 학교, 어디 학교를 무 썰 듯 썰어내던 시절과 전혀 다른 시험 환경이 대한민국에 도래한 것입니다.

이 사건을 보고서 대학진학을 앞에 둔 학부모들은 가슴이 철렁합니다.

내신에, 수능에, 논술에, 스펙에, 구술면접까지 준비를 해야 하니 가슴이 철렁하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부모님들에게는 구술면접이 당락을 가르는 재판관의 망치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세상이 다양화, 다변화시대가 되면서

과거의 객관식 시험제도로 순위를 매겨 학생을 뽑는 것은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 형태가 되었을 겁니다.

그러다보니 객관식 시험제도를 넘어서서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의 능력을 평가하도록 요구받게 되었을 겁니다.

누구나 사춘기가 있고, 안 좋은 환경에 처할 수 있으며 그러다보면 본인이 원치 않는 방황의 시간을 가지게 되고 그 학생은 잠시 성적의 슬럼프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런 친구들에게 성적이라는 일방적인 잣대만 가지고 평가하고 순위를 매겨 자신이 가지고 있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조차 놓친다면 그 학생 개인으로서도 불행이지만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에도 불행한 일이 될 수 있기에 더 다양한 측면에서 들여다보고 잠시의 부분을 전체의 부분과 대입하여 평가하는 방법을 고안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을 겁니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논술과 구술면접입니다.

이 논술과 구술면접은 주관식 교육형태로써 창의성과 논리성, 합리성을 담아내는 좋은

21세기 교육형태입니다.

그 중 구술면접이 중요한 것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것들을 직접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구술면접은 구술과 면접이 합쳐져 만들어진 합성어로 구술의 순간적 문제해결능력과 직접 얼굴을 보면서 평가한다는 총체적 평가의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즉 구술면접은 경제성과 함께 정확성까지 갖추고 있는 시험제도인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그 의미가 좋음에 불구하고 구술면접의 특성상 학교에서 해결해주기가 매우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학생들의 진학방향이 워낙 다양하고, 선생님들의 수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교육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진로 및 취업을 위한 명사특강’ 형태로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고 여러 가지 방향에서 진로와 취업의 희망을 주고, 구술면접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정작 배고파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와 연관한 전문가와의 만남으로, 전문가와 직접 만나서 심층면접을 깊이 있게 다루어 보고 싶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서 그것을 채우는 과정을 경험하고 싶은 건데, 학교에서는 정작 그런 부분까지 가기에는 인력도, 분야별 배치도 어려운 상황인 것입니다.

공교육에 빈공간이 생기면 반드시 고개를 드는 것은 사교육입니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를 지르며 선전을 하고, 무서운 시험이라며 겁주고 교육비를 부풀리고, 자신들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선전하지만 실제 구술면접 상황은 학교와 별반 다르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또 다시 대한민국은 구술면접 사교육비 광풍 앞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20여 년 전, 이 나라를 뒤덮었던 사교육비 원흉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논술이 들어오면서 사교육비는 천정부지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20여년이 지난 오늘...

논술이 학교 과목으로 들어가고 교육비 측면에서 많이 정상화된 시대에

느닷없이 우리 앞에 구술면접이라는 괴물이 또 다시 버티고 서 있는 겁니다.

그리곤 역시나 또 다시 교육특구, 교육1번지 대치동에서는 구술면접 준비해주는데 시간당 50~100만원이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을 나둬야 하는 것입니까?이렇게 아무 대책 없이 세월호의 아이들처럼 대한민국의 교육을 침몰하게 만들어야 하는 겁니까?

또 다시 아이들에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어른들로 살아가야 하는 거냐 말입니다.

토론전문가이자 구술면접 전문가로써 수없이 오랜 시간 고민하고

비로소 제시하는 해결책은

지역 시민이 나서고, 지역 정치가 나서면 된다는 것입니다.

지역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 시민들, 지역에 거주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형태를 만들고, 지역 정치가 이 활동을 지원할 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각 지역별로 학교에서 메꿀 수 없는 분야별 전문가를 모집하여 ‘내꿈구술면접봉사단’을 상시적이고 수시로 운영을 할 때 이 숙제는 풀릴 수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계획적이고 정기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야만

사교육비 광풍을 막고, 교육소외지역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으며,

지역주민들이 오랫동안 살고 싶고, 뿌리를 내리고 싶은 내 고장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마침내는 대한민국이 ‘낮은 웅덩이에서 용이 나오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